방언의 추억

2017. 10. 26. 14:24범죄의 기억


예전에 고등학교 가는 길에 오래된 빨간 벽돌의 큰 교회가 있었다.


나는 학교를 좀 일찍 가는 편이라 보통 새벽 5시 반에 기상해서


6시에 등교를 하는데 항상 그 교회를 지나가면 이상한 소리가 들렸었다.


처음에는 악마 숭배자 이거나 이단교회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생각 외로 이런 교회가 많다는 것에 놀랐었다.




영상으로 보면 웃기지만 실제로 보게 되면 정말 공포스럽다.


게다가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이 저런 소리를 내고 있다고 생각하면 


진짜 문화적 충격 수준이다.


하여간에 저 소리를 고등학교를 다니는 3년 내내 들었었는데


지하 예배당에서 하는 거라 밑에서 뭐가 올라오는 듯한 깊은 소리들이 


들리기에 사교도들이 주술로 지옥문을 여는 소리 같았다.








그러나 방언과 나의 인연은 고등학교로 끝나지 않았다.


내가 대학교를 기독교 재단의 학교로 입학을 하게 되었는데 이 학교는


다른 종교를 믿는 학생들도 일주일에 한 번씩 채플로 예배를 드리도록 하고 있었다.


그리고 기숙사도 예외가 아닌 게 기숙사도 새벽예배가 있었고 밤 9시에도


저녁예배를 기독교 학생들끼리 모여서 하고 있었다.








나는 기숙사에 입소를 하지는 않았지만 미술학과라 야작을 해야 하기에


기숙사 옆 예술관 강의실에 잘 수 있게 침낭과 침대를 가져다 놓고


밤에도 그림을 그리면서 생활을 하고 있었다.


문제는 기숙사에서 저녁예배와 새벽예배가 끝나도 나서도 


한번 방언이 터진 애들인 뒤에 산에 들어가서 계속 방언을 하는 것이었다.


내가 다니는 학교는 경기도 화성에 있는 학교였고 학교 뒷길로 쭉 가면


화성연쇠살인사건이 일어났던 그곳이라 좀 음침한 동내였다.








뒷산도 관악산이나 북한산처럼 등산로가 잘 정비된 산길이 아닌


진짜 사람의 발길이 닫지 않은 험한 산길에 나무도 일반적인 숲 같지 않고


영화 블레어 위치에 나오는 음침하고 기분 나쁜 숲처럼 숲이 뭔가 기분 나쁜 느낌이 들었다.


왜 그런 험준한 산을 기어올라가서 야밤과 새벽에 방언을 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진짜 안 들어본 사람은 모르지만 산에서 사람 신음소리 같은 방언이 1~2시간 동안


쉬지 않고 들리면 진짜 산에서 귀신이라도 나올 거 같은 느낌이다.








처음 한 달은 스트레스받으면서 귀 막고 어떻게든 버텼는데


어느 날 새벽에 강의실에서 자다가 깨서 화장실에 갔는데 하필 전구가 나가서


불이 깜박깜박 거리는데 솔직히 좀 무서웠다.


그때는 핸드폰이 지금과 같은 스마트폰이 아닌 폴더폰이라 그냥 시간 보는 시계에 불과했었다. 


화장실 문에 적혀있는 명언을 보면서 힘을 주고 있는데 전구가 깜빡이다가 확 꺼져버렸다.


짜증을 내면서 폴더폰을 열고 핸드폰 빛으로 주변을 비추고 있었는데


하필 또 산에서 누가 방언이 터졌는지 귀신 신음소리 같은 방언이 화장실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불까지 꺼진 상황이라 너무 무섭고 복도에도 방언 소리가 울려 퍼지니까 누가 들어올 거 같은 느낌이었다.


겨우 정신줄을 부여잡고 강의실도 걸어왔는지 기어 왔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무서웠다.


밤에도 혼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복도에 방언 소리가 울려 퍼졌고 야간에 옥상에서 작업을 할 때도 


여러 명의 좀비 신음 같은 방언 소리가 산에서 무섭게 들려왔다.


참다 참다 도저히 못 참아서 저녁예배가 끝나고 방언이 울려 퍼지는 산속으로


"너 이 씨발새끼야 적당히 좀 해라! 내가 지금 올라간다 너 잡히면 주둥이 찢어버린다!"


고함을 치면서 방언 소리가 들리는 산으로 몽둥이를 들고 올라갔다.








진짜 기분 나쁘고 무서운 숲이었지만 이성을 잃어서 플래시랑 몽둥이 들고


단독으로 산 중턱으로 방언 소리를 따라서 기어올라가고 있었다.


어느덧 산 중턱까지 올라왔는데 계속 들리던 방언 소리가 끊어졌다.


"야 이 씨발새끼야! 어디야 이 개새끼야! 나와 씨발!"


너무 무서워서 계속 고함을 지르면서 조용해진 놈을 찾고 있었다.


순간 사방에서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의 방언 소리가 무슨 좀비 신음소리처럼 들리기 시작했다.


산에 지금 있는 놈이 그놈 한 놈이 아니었던 것이다. 


와 그때는 진짜 바지에 오줌을 지릴뻔했다.

 







정신이 하나도 없고 그냥 도망가야겠다는 생각에 예술관 불빛만 보면서 뛰었다.


그러나 길이 없는 숲을 그냥 헤치고 올라온 거라 도망가다 넘어지고 자빠지고 정말 난리도 아니었다.


예술관에 도착했을 때는 정말 거지꼴로 겁에 질린체로 플래시는 어디 갔는지도 모르겠고 몽둥이는 지팡이가 돼서 


겨우 의지하면서 예술관으로 기어들어갔다.


그리고 아무리 스트레스를 받아도 다시는 산에 기어올라가는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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