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버리하던 보일러병

2017.11.08 10:57범죄의 기억


우리 중대에 보일러 병이 있었는데 생긴 거는 멀쩡했지만

모자란 건지 항상 어눌한 표정으로 어설프게 행동을 했다.

전에도 문제를 많이 일으켜서 행정보급관이 보일러 병으로

만들어서 직접 관리를 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사고를 치고 다녔고 휴가 나갔다 미복귀로 탈영해서

1소대장이 직접 집까지 가서 찾아온 적도 있었다.

 

 

 

 

 

 


이러니 상병 4호봉인데도 아무도 고참으로 인정을 하지 않았다.

고참들은 엮이면 골치 아프니 외면해버렸고 후임들은

앞에서는 대꾸는 하지만 뒤로 왕따를 시켰다.

그렇게 지내다 연대 전술훈련이 다가오면서 또 사고를 치니

행정보급관이 준비 태세를 하면 보일러실에 숨어있다가

평가관들 나가면 취사병들이랑 합류해서 부대에 남아서 식사추진을

하라고 신신 당부를 했다.

 

 

 

 

 

 


그리고 결국 연대 전술훈련 날이 왔다.

새벽 6시 비상 사이렌 소리와 함께

"현 시간부로 하스트 페이스! 현 시간부로 하스트 페이스!"

순식간에 모두가 일어나서 침구류를 개고 군장을 싸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모두 전투준비를 하고 소산지로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한창 정신없이 돌아다니는데 휴가자가 위병소를 통과하는 게 보였다.

'오늘 같은 날도 휴가자가 있구나... 부럽다'

그렇게 생각하며 열심히 뛰었고 소산지에서 분대원들과 합류한 뒤

소산지에서 대기했으며 평가가 끝난 후 전술훈련이 시작되었다.

 

 

 

 

 

 

 

사건은 숙영지에 도착을 해서 저녁을 배식 받는데 벌여졌다.

소대장 식사를 배식 받아서 소대장 텐트로 다가가는데 소대장이 통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보일러 병이 행방불명이 됐다는 것이다.

아마 탈영을 한거 같은데 훈련 중이라 본부중대원들 다시 복귀해서

행보관이 대동하고 시내 pc방과 여관을 뒤지고 있다고 했다.

그 인간이 지금까지 탈영을 하기는 했지만 다 휴가 미복귀였기에

탈영이 더욱더 충격적이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급기야 사단 헌병대까지 출동하고 사복 헌병들이

집까지 찾아갔는데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탈영한 게 아니라 무슨 사고가 난 건가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훈련 복귀본부 소대원들이 헌병대에 조사를 받으러 끌려갔다.

부대를 다 뒤지고 혹시 자살을 했는지 뒷산까지 다 뒤졌는데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겨울이 되었을 때 놈이 전라도에서 잡혔다는 소식을 들었다.

 

 

 

 

 

 

 

놈이 학교가 전라도였는데 처음 헌병대가 수사하러 갔을 때는 단서를 못 잡았었다.

놈이 학교를 안 나가고 자취방에서만 살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놈의 카드 사용내역을 추적해서 탐문을 했는데 놈이 여자친구가 있었음을

알아내고 그 동내에서 계속 잠복을 하다가 결국 여자친구를 찾아서

여자친구 자취방에 있던 놈을 잡아냈다는 것이다.

결국 놈은 사단 헌병대에 붙잡혀서 현장검증을 위해 다시 부대로 돌아왔다.

 

 

 

 

 

 

 

근데 원래 어눌하던 놈이 말도 되게 잘하고 행동도 빠릿빠릿하던 것이었다.

현장검증과 증언이 끝난 후 놈이 다시 헌병대로 끌려갔는데 소대장이 가서

놈이 어떻게 탈영했는지에 대해서 들었다고 했다.

외박을 나간 날 놈이 시내의 용사의 집에서 전역 휴가 중인 2소대장의 이름을 팔아서

중위 모자와 2소대장의 이름이 오버로크 된 야상을 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부대원들이 위병소 몰래 물건을 부대 내로 들여보낼 때 쓰던 담벼락

에 모자와 야상을 쇼핑백에 싸서 가지고 들어온 후 보일러실에 숨겼다고 한다.

 

 

 

 

 

 

그리고 전술훈련 날 준비 태세 상황에서 전투복으로 환복한

보일러실에서 모자와 야상을 입고 당당하게 위병소를 통과했다고 한다.

내가 준비 태세 때 봤던 휴가 가던 장교가 바로 그놈이었던 것이다.

준비 태세 상황이라 휴가 나가는 장교인 줄만 알고 위병소 인원들은 각자의

소대로 뛰어갔던 것이다.

시내로 나간 놈은 은행에서 돈을 찾고 나서 택시를 타고 동내에서 동내로 이동하며

계속 택시를 갈아타면서 검문소를 거치지 않고 이수지역을 통과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수지역을 벗어나서 간 곳이 바로 자신이 대학시절에 관계를 가졌던

ㅅㅅ 파트너였던 여자에게로 도망쳤던 것이다.

공장에 다니면서 자취하던 여자라 그 여자한테 용돈을 받으면서 자취방에서 지냈다고 한다.

놈이 얼마나 치밀했던지 부모 몰래 그 여자와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여자친구가 아니었기에 아무도 모르게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진술할 때 소대장이 놈을 봤는데 어눌한척했던 것도 다 연기였다는 것이다.

 

 

 

 

 

 

 

놈이 치밀했던 것이 이 여자 말고도 한 여자가 더 있었고 만약 이 여자가 안될 때 그 여자한테

갈려고 만약의 대책도 준비를 했었다는 것이다.

결국 놈은 재판을 받고 2년형을 받고 육군교도소로 이송이 되었다고 한다.

그 머리로 차라리 열심히 군 생활을 하고 제대를 했으면 지금쯤 제대해서

사회생활을 하고 있었을 텐데 결국 육군교도소에서 2년을 더 썩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