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모아에 관한 추억

2018. 7. 11. 02:51범죄의 기억

 

군대에서 경계근무를 서봤던 사람이면 알 것이다.

 

만약에 초소가 공격을 받거나 전방에 이상물체 포착시 등 급박한 상황에서

 

선조취 후보고 원칙에 따라서 크레모아 사격, 수류탄 투척, 소총 사격(누르고, 던지고, 쏴라)’를 수행하는 것이다.

 

gop에서는 이게 수칙으로 되어 있어서 상황 발생 시 즉각 대응을 해야 한다.

 

크레모아는 전방 gop 철책 앞에 은폐되어 설치되어 있다.

 

 

 

 

 

 

 

상황이 발생했던 새벽 2시쯤 초소에는 A상병과 B일병이 근무를 서고 있었다.

 

A상병과 B일병은 8개월 터울이었지만 서로 친하고 둘만 있을 때는 농담도 하고 하는 사이였다.

 

그런데 그날은 A상병이 소대 실세한테 신나게 털린 날이어서 기분이 다운되어 있었다.

 

B일병도 그걸 알기에 말없이 경계구역만 바라보면서 딴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를 악물고 낮게 욕을 하던 A상병이 갑자기 B일병에게 화를 냈다.

 

 

 

 

 

 

 

 

"야 ㅅㅂ 하지마 ㅅㄲ야 기분 ㅈ같다고"

 

B일병은 갑자기 자신에게 화를 내는 A상병의 태도에 어안이 벙벙했다.

 

B일병은  자신에게 화를 잘 내지 않던 A상병이 갑자기 화를 내자 결국 A상병도 친한척했지만

 

어쩔 수 없는 고참이구나라는 생각에 배신감이 들었다.

 

근데 이번에는 A상병이 멱살을 잡고 "ㅇ ㅆㅂㅅㄲ야 미쳤냐? 하지 말라고!"하고 고함을 질렀다.

 

B일병은 아무 짓도 하지 않았는데 도대체 A상병이 왜 자신에게 이러는지 알 수가 없었다.

 

 

 

 

 

 

 

 

"도대체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습니다."

 

원래 A상병이랑 둘만 있을 때는 동갑이니 반말로 이야기하지고 해서

 

서로 반말로 이야기했었는데 갑자기 막 화를 내니 존댓말을 하게 되었다.

 

B일병은 뭔가 자신이 쌓아온 공든 탑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멱살을 잡고 호통을 치는 A상병의 하이바에 돌이 날아와서 딱! 소리를 내며 맞았다.

 

순간 A상병과 B일병은 너무 놀라서 그 자리에서 둘 다 굳어버렸다.

 

얼어있다가 정신을 차린 둘은 바로 소총을 들고서 확인하는데 주변에 아무도 보이지가 않았다.

 

그런데 돌이 또 날아와서 A상병 하이바에 맞았다.

 

B일병이 다행히 돌이 날아온 방향을 봤는데 전방 철책 쪽에서 날아왔다.

 

 

 

 

 

 

 

 

"A상병님 저...저.....저쪽에서 철......철책쪽.....에서 돌이..... 날아.....왔습니다......."

 

B일병은 말을 하면서도 이거 실제 상황이구나 진짜 ᄌ됐다는 생각에 패닉이 왔다.

 

A상병도 방향을 보고 놀래서 바로 초소 벽에 붙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돌이 날라와서 초소 벽에 맞고 바닥에 떨어졌다.

 

A상병은 바로 지통실에 무전을 날리면서 손짓으로 B일병에게 크레모아를 터트리라고 지시했다.

 

B일병은 A상병의 손짓을 보고 바로 크레모아 격발 버튼을 눌렀다.

 

 

 

 

 

 

 

 

하필 이 상황에서 접촉불량인지 격발기가 고장이 난 것인지 격발이 되지 않았다.

 

B일병은 계속 떨리는 손으로 격발기를 눌러댔지만 크레모아는 터지지 않았다.

 

A상병은 소총을 들고 다시 전방을 주시하면서 북한군의 기척을 확인했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더 이상의 돌은 날라오지 않았다.

 

크레모아 격발을 멈추고 전방을 경계하고 있는데 당직사관이 달려왔다.

 

 

 

 

 

 

 

 

A상병과 B일병은  당직사관에게 바로 보고하고 확인을 하려 했지만 밤이 늦어 확인이 불가능했고

 

다음날 대대장이랑 연대장 등 높으신 분들이 와서 수색대 동원해서 돌이 날라온 방향을

 

다 뒤져봤는데 발자국을 찾았고 크레모아를 확인해보니 크레모아가 전방이 아닌 초소를 바라보고 있었다.

 

강제로 크레모아를 방향을 돌리다 보니 크레모아선이 끊어졌던 것이다.

 

만약 선이 제대로 연결이 되어 있었다면 A상병과 B일병은 아마 벌집이 되었을 것이다.

 

북한군들이 담력훈련을 하려고 한국군 초소 근처까지 와서 귀순 벨을 누르고 도망치고

철책 통문에 지뢰를 설치하는 등 도발을 한다고 한다.

 

이번에도 북한군이 새벽에 몰래 침투해서 크레모아를 돌려놓고

터트리게 하려고 유도를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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