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

2016. 4. 23. 00:31귀신이 보인다

 

그녀는 오늘도 힘들었다.

다음날이 학부모 발표회라 준비하느라 계속 밤을 새워 왔었다.

그래도 오늘은 다행히 9시에 퇴근을 하게 되었다.

솔직히 내일 준비가 완벽하게 된 것이 아니라 계속 생각이 난다.





"내일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지만 일딴 밥부터 먹어야겠다.

배가 너무 고픈데 스트레스도 너무 받고 오늘 진짜 힘들다.

 

 

 

 

"빨리 집에 가서 엄마가 차려준 밥 먹고 따뜻한 물에 목욕해야지 히히히."



아무리 힘들어도 밥심으로 버티는 그녀였다.

빨리 집에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발길을 재촉했다.

 

 

 

 

집에 들어왔는데 엄마가 가끔있는 야간 일을 하러 나가셔서 집에 아무도 없다.

여자 둘이서 사는 집이라 엄마 나가시면 정말 나밖에 없다.




"무섭다...... 불이라도 키고 나가시지....."




현관문의 자동센서 등만 켜져 어두운 마루를 바라보며 오싹함이 밀려온다.

하필 부츠를 신었는데..... 아 엄마.......

그녀는 현관 앞에 쭈구리고 앉아서 부츠를 벗는다.

 

 

 

 

또 다시 꺼지는 자동센서등

 

 

 

 

"아이씨.....진짜"

 

 

 

 

짜증섞인 목소리와 함께 머리위로 신경질적으로 휘젓는 손

 

불을 켜기 위해 필사적이다.

 

겨우 부츠를 벗고 마루의 스위치 쪽으로 재빠르게 달려간다.

 

 

 

 

또 다시 꺼진 불

 

마루 중간에 우두커니 서서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손으로 겨우 더듬더듬 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아 제발.....제발......"

 

 

 

다행히 손에 느껴지는 스위치, 겨우 불을 켰다.

 

마루가 환해지자 겨우 뛰었던 심장이 진정이 된다.

불 켜느라고 못 느꼈었는데 키고 나니 마루가 썰렁하다.

바로 보일러를 키고 방으로 들어간다.




"엄마가 보일러 키는 거 잊어먹고 나가셨나 봐.... 아 엄마 진짜...."



힘들어도 따뜻한 집과 따뜻한 집밥만 상상하고 왔는데 짜증이 밀려온다.

괜히 엄마가 미워진다.

 

 

 

옷을 갈아입고 방에 불을 끈 뒤 나와서 냉장고를 연다.

마른 반찬과 김치를 꺼내고 가스랜지 쪽을 바라봤다.



"엄마 찌개 안 끓이고 나갔나 보네.... 어휴 ㅇㅇ 씨(엄마) 정신이 나가셨나 보다. "



그러나 여기서 굴하면 안 된다. 맛있는 밥을 먹고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한 후 맥주 한 잔으로 오늘을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처음부터 꼬이면 안된다.

 

그래 목욕부터 하자 목욕을 먼저 하고 치킨을 시켜 먹는 거야.




냉장고에 반찬을 다시 넣은 뒤 맥주를 한 캔 꺼내서 한 모금 마시고 바로 욕조로 달려간다.

뜨거운 물을 틀어놓고 다시 냉장고로 와서 마시던 맥주를 들고 욕실로 들어간다.

옷을 벗어서 세탁기 위에 올려놓은 뒤 긴 생머리를 머리 위로 묶고 극세사 헤어밴드를 착용한다.

 

 

 

"따뜻한 물에 푹 담그고 때를 아주 팍팍 밀어야지. 머리는 어제 감았으니까 내일 아침에 감자."

 

 

 

 

 

그동안 학부모 발표회 때문에 계속 밤새우고 힘들었는데 그 피로를 다 씻어내야겠다.

 

 

 

 

욕조에 물이 차자 세탁기에 올려놓았던 맥주를 들고 욕조에 몸을 담근다.

 

맥주를 옆에 놓고 피곤했던 몸을 욕조에 뉘이자 노곤노곤하다. 

 

 

 

 

"햐~ 좋다!"

 

 

 

다시 맥주 한모금을 한 후 어께에 물을 끼언으며 화장실을 둘러본다.

 

때밀고 발 뒤꿈치 각질도 제거할 생각을 하니 기분이 너무 좋다.

 

머리가 젖지 않게 옆에 있던 수건을 접어서 머리 뒤쪽에 놓았다.

 

 

 

 

머리를 수건위에 올리고 누워있으니 노곤노곤하고 기분이 너무 좋다.

 

살짝 살짝 감가는 눈, 이대로 자고 싶지만  치킨을 먹어야 한다.

 

 

 

 

다시 맥주를 한 모금하고 머리를 뉘어서 치킨을 먹을 생각을 한다.

그러나 스르륵 감기는 눈... 아 자면 안 되는데.....




졸음을 버티면서 몇 분이 지났을까 귀속에서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온다.

전화기가 혼선이 돼서 여러 사람이 말을 하는 소리가 들린다.

점점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진다. 속삭임이 빨라지고 목소리가 커진다.





'아 가위구나!'




정신을 차리는 순간 들려온 귀에 속삭이는 목소리

 

 

 

 

 

 

 

 

 

 

 

 

 

 

 

 

 

 

 

 

 

 

 

 

 

 

"오늘은 방이 어둡네?"








순간 너무 놀란 그녀는 바로 눈을 뜬다.

그런데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큰일이다.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계속 누가 귀에 대고 이야기를 한다.

 

정확히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는데 빠른 목소리로 계속 내 귀에 속삭여 댄다.

 

더 큰일은 점점 몸이 물속으로 가라앉는다.

서서히 물속으로 가라 않고 있다.

몸을 움직이고 싶은데 움직이지 않는다. 너무 급해서 눈물이 난다.

서서히 물속으로 가라 않고 있을 때 눈앞의 물속에 검은색 물체가 보인다.

 

머리카락 같은 검은 물체가 물속에서 둥둥 떠있다. 내머리카락은 아니다.

 

 

 

 

'뭐지?'

 

 

 

 

순간 그녀 귀에서 속삭이던 목소리가 멈췄다.

그리고 눈앞에서 서서히 물 밖으로 떠오르는 머리카락과 사람 머리

분명 사람 머리다. 욕조에서 서서히 떠오르고 있다.

 

 

 

 

 

 



그리고 그녀는 코까지 물속으로 가라 않고 있다.

코에 물이 들어오면서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이대로 가면 나는 숨막혀 죽을꺼야 제발 움직여야해 제발'

 

 

 

 

그리고 그녀 앞에 머리에서 얼굴이 보인다.긴머리라 코와 입만 보인다.

 

기괴하게 웃고 있다. 제발 너무 무섭다.

 

 

 

 

'제발..제발...제발......'

 

 

 

순간 등이 욕조벽에 미끄러지면서 머리 전체가 물속으로 빠져버렸다.

 

그리고 순간 몸이 움직여 졌다. 마구 허우적대면서 필사적으로 머리를 물 밖으로 꺼냈다.

 

그녀는 물을 뱉으며 겨우 정신을 차렸다.

 

 

 

 

물 밖으로 겨우 기어 나온 그녀는 목욕이고 나발이고 일딴 몸 닦고 바로 마루로 나가서 티브이를 켜고

엄마방에서 이불을 가져와서 소파 위에 앉았다.

아까 "오늘은 방이 어둡네?"라는 소리를 듣고서 절대 그녀 방에는 못 들어갈 거 같다.

남자친구라도 있었으면 불렀을 텐데 남자친구도 없다.

엄마는 아침에나 오신다. 너무 무섭고 배고프고 힘든데 아무것도 못할 거 같다.

 

 

 

그렇게 그녀는 뜬눈으로 밤을 새우다 겨우 잠이 들었고






아침에 눈을 떠보니 11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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