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받은 작업실

2017. 3. 25. 08:53귀신이 보인다

 

경기도 외곽에 창고를 하나 빌려서 도배도 하고 장판도 깔아서

작업실로 꾸며 놓고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학교가 근처라 친구 놈들도 자주 놀러 왔고 거의 동아리방 수준으로

운영을 하고 있었다.

 

 

 

 

 

 

그날도 후배 놈이 술하고 치킨을 사들고 와서 술 한잔 걸치면서

노가리를 한참 까고 있었다.

그림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선배들 험담도 하고 한국미술의 미래가 어쩌고저쩌고

맨날 똑같은 레퍼토리였지만 그래도 말동무가 있어서 좋았다.

솔직히 애들이 자주 놀러 오기는 했지만 혼자 있을 때는 좀 외롭기도 하고

가끔 혼자 있다 보면 누가 쳐다보는 느낌도 나서 누가 오는 게 좋았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 보니 후배 놈이 먼저 취해서 소파에 누웠다.

나는 아직 덜 취해서 티브이를 보면서 혼자서 마른안주에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그때가 한 새벽 3~4시 정도 되는 시간이었다.

마침 좋아하는 영화가 해서 보고 있는데 후배 놈이 자다 말고 갑자기 말을 걸었다.

처음에는 영화에 집중하느라 말을 건 것만 듣고 뭔 소린지는 못 들었다.

 

 

 

 

 

 

그래서 후배 쪽을 보면서 "XX아 뭐라고?"라고 했다.

그런데 후배 놈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곤히 자고 있었다.

근데 평소에도 이도 갈고 잠꼬대도 많은 편인 놈이라 그냥 신경 끄고 다시 영화를 봤다.

그런데 한 30초쯤 지났을 때 다시 목소리가 들렸다.

아까보다 더 크고 또렷한 목소리로 분명 "내 말 못 들었어?"라고 들렸다.

평소 같으면 그냥 넘겼을 텐데 이번에는 좀 섬뜩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후배 놈을 쳐다봤는데 자는 줄 알았던 후배는 눈을 희어멀건 하게 뒤집어 까고는

배개를 배고 누워서 작업실 뒤 창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ㅆㅂ 놈아 깜짝 놀랐잖아!"

짜증이 나서 후배를 흔들면서 짜증을 냈다.

그런데 후배는 아무 반응도 없이 눈만 까뒤집은 체 누워서 창문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아무래도 가위에 눌린 거 같아서 흔들어서 깨우려고 다가가는데

 

 

 

 

 

 

 

 

"깨우지 마!"

등 뒤에서 첨 듣는 목소리가 들렸다.

너무 놀라서 뒤를 돌아보는데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다시 후배를 보려고 뒤돌았다가 정말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후배가 흰자위만 뜬 체 소파에 앉아서 입이 찢어질 만큼 미소를 있었다.

너무 놀라서 비명을 지를 뻔했다.

 

 

 

 

 



 

"여기는... 우리... 들의... 집이니까... 당장... 나가....

아니면.... 너랑... 네 가족들... 모두... 죽여버릴 거야..."

후배가 마치 다른 사람처럼 생전 처음 듣는 굵고 저음의 목소리를 내면서

나에게 이야기를 했다.

나는 상황 자체가 너무 무서워서 그 자리에 서서 그대로 얼어버렸다.

마셨던 술이 확 깨면서 여기에 있으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그때 후배가 천천히 일어나더니 여전히 눈은 까뒤집은 채로

고개를 천천히 까딱까딱 거리기 시작했다.

 

 

 

 

 

 

 

어우 ㅅㅂ 너무 놀라서 바로 비명을 지르면서

후배 놈의 주탱이를 후려갈기고 바로 작업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입구 밖 계단에서 자빠져서 계단을 구르고 있는데

방 안에서 후배 놈의 찢어지는 듯한 비명이 들렸다.

아까랑 다르게 분명 후배 놈의 목소리였다.

그래서 바로 계단 옆에 있던 빗자루를 들고 부들부들 떨면서

조심스레 작업실 안을 들여다보았다.

 

 


 


 

 

후배는 얼굴을 부여잡고 방다닥에서 뒹굴고 있었다.

아무래도 다행히 정상으로 돌아온 거 같았다.

바로 후배 놈 손목을 잡고 작업실 밖으로 질질 긁고 나왔다.

"선배, 선배, 선배, 무슨 일이에요? 저 얼굴이 너무 아파요. 뭐예요 도대체."

후배는 어리벙벙한 표정으로 한쪽 손으로 볼을 움켜잡은 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바로 후배 손을 붙잡은 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읍내 쪽으로 뛰었다.

다행히 읍내는 멀지 않아서 금방 도착을 했고 바로 택시를 타고

도망치듯 도시로 나갔다.

 

 

 

 

 

 

 

 

택시 안에서 자초지종을 다 설명을 했지만 후배는 아무 기억도 없었다.

방금 전까지 흰자위를 번득이며 나를 쳐다보던 녀석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날 보는 게 그게 더 무서웠다.

그렇게 도시로 나간 우리는 PC방에 들어가서 잠을 청했고

나는 악몽에 한잠도 제대로 못 자고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피곤에 찌들었다.

그렇게 날이 밝았지만 다시 작업실에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아서

친구 자취방에 가서 3달 동안 신세를 졌다.

 

 

 

 

 

 

 

 

결국 친구들과 날을 잡아서 오전에 다 같이 가서 짐을 뺐는데

하도 궁금해서 주변에 거주하시는 어르신들께 사무실에 대해서 물어봤다.

그런데 놀랄만한 이야기를 들었다.

원래는 사람이 살던 집이었는데 일가족이 몇 년 전 집단 자살을 한 이후에는

창고로만 사용을 했었는데 3달 전 집 주인의 아들이 아버지 모시면서

이 창고를 작업실로 개조해서 세를 내놨다는 것이었다.

너무 충격적이어서 말도 안 나왔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이 작업실에서 생활하고 있다.

돈이 없어 마땅히 자취방도 구하지 못했고 보증금이 묶여서 어디 갈 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밖에서 자는 것도 하루 이틀이 지 돈도 많이 들고 자는 거 같지도 않아서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

친구 집에서 신세 지는 것도 친구 놈들 여자친구들도 불편해하고 민폐라

부탁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시 작업실로 돌아왔다.

 

 

 

 



현재는 밤이 돼도 불도 못 끄고 방을 환하게 밝힌 후에 생활하고 있고,

그림을 그리면서 소파에서 잠은커녕 그쪽은 쳐다도 보지 못하고 있다.

무서워서 밤에는 밖에 있는 화장실도 쓰지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별로 특별하게 진행되거나 하는 것은 없었지만,

솔직히 당사자인 입장은 지금도 순간순간이 너무너무 무섭다.

앞으로 최소 1년은 여기서 계속 살아야 되는데, 앞날이 캄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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